[EXHIBITION]_김준영 사진전 2015.7.6~8.24 전시타이틀Re; Blackboard Blackboard작가가 폐교를 떠돌며 건져 온 이미지는 평범과 보편의 주변을 맴돌고 있다.아마도 산보객처럼 스치듯 감상한다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학창시절에 대한 오마주 이상을 발견하기 힘들것이다.스러져 가는 것들에 대한 연민에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작가의 말은 때로 거짓말처럼 느껴진다.시간도 계절도 짐작할 수 없는 익명적인 조명과 프레임, 그리고 정직할 정도의 정면 시선. 주인공이 먼저 울어버리는 영화가 관객의 몰입에 방해한다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작가는 감정을 내세우지 않고 덤덤하게 셔터를 누른다.작가가 블랙보드에 주목하게 된 것은 우연이지만 , 블랙보드는 이미지가 폐교에 대한 기록에 머무르지 않게 한다.우리는 칠판을 이렇게 바라본 적이 있던가. 독일의 한 철학자는 우리가 사물의 존재 의미에 대해 질문하는 것은 오직 그 사물이 기능을 상실한 때, 즉 부재하거나 고장 났을때 뿐이라고 했다. 우리는 무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는 학창시절의 기억을, 학교를 떠나온 지금에서야 정면으로 마주볼 수 있게 되었다. 블랙보드는 신기하게도 오래 사용하여 낡으면 글씨가 지워지지 않고 얼룩으로남는다는 속성이 있다. 그런데 이는 우리가 한 살 두 살 물리적으로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쌓였다가 흐려지는, 그러나 완전히 지워지지는 않는 기억의 구조를 닮았다. <Blackboard> 연작은 미묘하게 다른 다양한 폐교의 풍경을 담아내는 작업이지만, 동시에 기억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보다 보편적인 질문을 던진다.-김정현(미술사)-